김석동의 한민족 성장DNA 추적④

 

2500년전 몽골고원에서 흉노-몽고-무굴-여진-거란 민족은 우리와 함께 살았다

 

아시아와 동부유럽 지역에 걸쳐 광활한 초원지대가 존재한다. 유라시아 스텝 대초원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몽골 동쪽에 있는 천산·알타이 산맥과 동서 투르키스탄 가운데의 파미르고원 두 곳의 높은

고원지대가 있으며, 이들 고원 지대를 제외하고는 동서 8000㎞에 달하는 매우 평탄한 대초원과

사막이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이 초원지역은 만주~몽골~중앙아시아~남시베리아~우크라이나~헝가리 등지까지 이어진다.

이 지역은 알타이 산맥을 중심으로 동·서부 초원지대로 나누어지며, 양쪽 다 지형이 완만하고 이동이

용이하여 일찍부터 기마유목민이 가축과 함께 가족이나 소규모 집단으로 이동하면서 유목생활을 영위했던

광활한 땅이다. 지금도 이 지역을 여행해보면 대부분의 지역이 우리 생각보다 평탄해서

이들의 유목생활과 기동성을 생명으로 하는 기마군단의 활약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기마유목민의 진원지는 대체로 몽골 고원으로 추정되는데, 몽골고원은

서쪽에 알타이 산맥, 동쪽에 대흥안령산맥, 남쪽에 고비사막으로 둘러싸인 면적 272만㎢,

평균해발높이 1㎞의 고원지대이다. 이곳이 바로 지난 2500년간 세계사의 주인공의 역할을 해냈던

기마군단의 발원지로 보여진다.

 

몽골고원은 겨울에는 영하 40℃ 이하, 여름에는 영상 40℃ 이상으로 비가 매우 적은 지역으로

굉장히 엄격한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은 ‘용감하고 유능’해야

하는 독특한 인간유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들은 가족을 중심으로 광활한 지역에서 유목활동을 하면서 가축을

사육할 초지가 부족하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헤로도투스가 ‘역사’에서 기마유목민인 스키타이인은 ‘도시도 성채도 없이 그들의 집을 직접 끌고 다닌다’라고 표현하고 있고, 지금도 ‘게르’라고 불리우는 이동식 주택을 몽골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이들은 초원에서 개개인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면서 개인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사회 전체로서도 풍부한 자립심을 갖는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걸출한 지도자가 등장하여 세력화하거나 외부세력과 전쟁을 하게 되면 순식간에 하나의 집단으로 뭉쳐서 기마군단을 이루어 강한 결속력을 유감없이 과시하면서 가공할 전투력을 발휘하였다 .

2500년전 몽골고원에서 흉노-몽고-무굴-여진-거란 민족은 우리와 함께 살았다
기마군단은 대체로 BC 8세기경 출현하여 17~18세기까지 동서양에 걸친 대스텝지역과 광활한 주변지역을 지배하면서 세계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기마군단의 전투력 비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동성이다. 이들은 말에 익숙하다. 유목민들은 4살 경부터 말을 타며 말을 생활의 기초로 하여
이동하고 생활한다. 이들은 나무안장과 등자를 발명하여 말 위에서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
전시 몽골기병의 예를 들면 병사 1인이 7~8기의 말을 보유하고 이동·전투를 하면서 놀라운 기동력을 과시했다.

둘째, 복합곡궁이라는 강력한 활에 삼각철화살을 장착하여 전투 주무기로 활용했다.
이 활은 150m의 사정거리를 자랑하는 무기로 당시 기동력과 융합하여 강력한 병기로 등장했다.

셋째, 갑옷은 철그물로 만들어 매우 가볍고 강하게 제작되었으며
몽골 박물관에 보관된 철갑옷은 무게가 7kg 에 지나지 않아 전투력을 배가시켰다.

넷째, 소·말 등 육류는 건조시키고 마유 등은 분말로 병사 각자가 보관·운반하면서 전투식량으로 활용했다.
쉽게 말해서 전투식량을 자체적으로 보급·수송하는 병참체제였다 할 수 있다.

다섯째, 기마군단은 일찌기 10진법의 효율적인 군대조직과
엄격한 기강으로 대규모 군단을 효율적으로 통솔할 수 있었다.

여섯째, 기동성을 바탕으로 가공할 속도전과 현실적인 후퇴 전술 등
광활한 지역에서 전투력을 극대화하여 유라시아의 대초원은 물론 중국·유럽·중동지역 등
주변지역에서 공포의 존재로 인식되게 된다.

이와같이 기마군단은 총포·화기의 등장으로 전쟁의 근본을 변화시켰던 근대 이전의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기동군단으로서 전투력을 과시했다. 증기기관 발명 이전에는 말을 대체할 에너지 기관이 없었고 기마군단은 말의 기동력을 토대로 농업정착민 군대를 압도하고 동·서·중앙 아시아 대초원 및 유럽을 무대로 역사적 최강 국가를 건설했다.

기마유목민족들은 스키타이 이래로 만주·몽골·북중국·남시베리아·중앙아시아·아나톨리아지역·동유럽 등지의 스텝지역에서 수많은 강국을 건설했다. 서쪽으로 진출한 나라들이 흉노·훈·돌궐·위구르·토번·서하·셀주크튀르크·오스만튀르크로 이어지고 동쪽에서는 선비·5호16국·수-당·요(거란)·금(여진)·원(몽골)·티무르·무굴·후금(청) 등이 건국되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몽골고원에서 서쪽으로 진출한 튀르크계 국가의 조상 뻘이 되는 흉노가 3천년 전에는 우리와 형제동족이며 동쪽으로 진출하여 수많은 강국을 건설한 여진·선비·몽골도 아(我)의 동족이라고 밝히고 있다.
BC 8세기 무렵부터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이들 기마군단국가들은 지역·인종·기질·문화·정서·유물 등을 고려해 볼 때 BC 2333년 건국된 고조선의 분파과정과 연관하여 이해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2500년전 몽골고원에서 흉노-몽고-무굴-여진-거란 민족은 우리와 함께 살았다
한민족은 단일민족·단일국가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오히려 광활한 대륙에서 엄격한 자연조건을 이겨내면서 수많은 외부세력과 교류하고 협력하고 투쟁하면서 살아왔다. 여기에서 한민족의 DNA가 형성되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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