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참사…트럭들 5분간격으로 거대한 구덩이에 시체 쏟아부어
매일경제 | 입력 2010.01.17 18:51


◆97시간만에 20대여성 구출…물ㆍ식료품값 천정부지◆

 

거리에 널린 시신들이 썩어가자 일부 주민들은
시신들을 벽으로 쌓아놓고 시신들을 치워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결국 당국은 굴삭기로 구덩이를 파서 쓰레기와 함께 묻고 있을 정도다.
부패하는 시신들을 수용할 만한 장례 시설이 별로 없어 공동묘지 집단매장이 이뤄지고 있다.

 

한 공동묘지에서는 5분 간격으로 트럭들이 시신을 싣고 와 땅에 파놓은 구덩이에 넣고 돌아갔다.
일부 유족들은 가족의 시신이 다른 시신들과 함께
집단으로 구덩이에 매장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실신하기도 했다.

 

심지어 시신을 묻기조차 힘들어 쓰레기더미와 함께 태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실제 시내 곳곳 공터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거대한 연기가 나고 있는 곳이 바로 '간이 화장터'인 셈이다.

포르토프랭스 인근 폰파리지엔에 사는 벨릭스 씨(24)는 "오늘 친구 장례를 치른 데 이어
내일도 사촌 두 명의 장례를 치러야 한다"며 "손이 부족해 시신을 묻지도 못하고
그냥 방치해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진 여파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생활난은 더욱 가중됐다.
평소에도 물이 부족한데 지진 여파로 물부족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거리에서 사 먹는 물 1봉지는 지진 전에 1구르드였지만 요즘엔 두 배인 2구르드로 뛰었다.

 

주유소도 지진 여파로 문을 닫아야 했다. 지진을 피해간 주유소에서는 100m 이상 줄을 서야 한다.
3시간 정도 기다려야 가까스로 차나 기름통에 기름을 채울 수 있다.

 

중앙은행은 물론 일반 시중은행도 무너져 예금자들은 현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치안이 불안해질지 모르는 것도 변수다.

 

미군이 아이티 정부로부터 통제권을 이양받은
르토프랭스 공항에는 세계 각지 구호물자와 인력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하지만 조율 부족 등으로 대부분 현장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적은 계속됐다. 대학건물 잔해에서 20대 여성이 지진 발생 나흘이 지난 뒤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생헬렌 장루이스란 29세 여성은 16일 밤 붕괴된 포르토프랭스대
건물의 2층과 3층 사이에 갇혀 있다 지진 발생 97시간 만에 구출됐다.

 

◆엄마의 힘!◆
사고 현장에서 엄마의 눈물 겨운 모정이 아이를 마침내 구했다.
"으앙~ 으앙." 너무 아프고 무서움에 떠는 두 살배기 아이울음이 무너진 벽돌 더미 아래서 들려왔다.


무너진 벽돌 더미의 깊이로 인해 구조 장비가 들어갈 수 없었다.

손으로 모든 작업을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이 엄마는 울부짖는 아이를 필사적으로 달랬다.
"엄마 여기 있어, 조금만 참아라, 이 아저씨들이 널 구해줄 거야."
아이는 끝까지 의식을 잃지 않았고 영국의 구조팀에 의해 구출됐다.


매몰된 지 72시간 만이며 엄마가 아이와 대화를 시작한 지 10시간 만이다.

CNN은 16일(현지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이 아이가 기적적으로 생환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세계인들에게 엄마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준 장면이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포르토프랭스 = 김명수 특파원 / 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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