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012년, 세계의 권력이 바뀐다
2012 01/03주간경향 957호
ㆍ대만·러시아·프랑스 등 주요 각국 대통령 선거 잇따라

2012년 세계 주요 각국에서는 권력 이동의 향방을 가늠할 대통령 선거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3월에는 러시아 대선, 4월에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실시된다. 대선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10월쯤 권력 이양이 이뤄진다. 제18차 중국공산당 대회를 통해 중국의 대권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에게 승계되면서 5세대 지도부가 들어선다. 이어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어진다. 한국에서는 12월 대선이 치러진다. 이밖에도 멕시코에서는 7월 중 대선이 실시되는 등 2012년 한 해는 가히 ‘대선의 해’ ‘권력 이양의 해’로 자리매김될 만큼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잇따를 예정이다.

(왼쪽부터) 마잉주 대만 총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1·14 대만
대만 총통 선거로 2012년 대선의 막이 오른다. 특히 이번 총통 선거는 중국의 지도부 교체와 맞물려 중국·대만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거는 국민당 소속의 마잉주(馬英九) 현 총통과 여성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의 2파전으로 압축된 구도다. 지난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탄탄한 지지기반을 앞세운 마 총통이 근소한 우세를 보였지만 11월 말에 접어들면서 차이 주석의 맹추격이 힘을 발휘했다. 현재 두 사람은 5% 안팎의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차이 주석이 당선되면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한다.

선거의 최대 이슈는 ‘대중 관계’다. 2010년 중국과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을 체결한 이후 치솟던 마 총통의 지지율은 2011년 10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중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후 마 총통이 ‘평화협정 체결 전 국민투표 실시’라는 단서를 단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학자풍의 온화한 이미지를 지닌 차이 주석은 20~30대 젊은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부상하고 있다. ‘대만 독립’보다는 ‘중국과의 대화·화해’를 내세우면서 유권자를 파고들고 있지만 그가 당선되면 다시 대만 독립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3·4 러시아
자천타천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이 10명가량에 이르지만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3선을 확정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푸틴 총리는 2011년 12월 20일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하는 형식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푸틴은 2000년부터 8년간 대통령을 지낸 뒤 헌법상의 3선 연임 불가 규정에 묶여 총리로 물러났다가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다.

푸틴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연임을 통해 최대 2024년까지 집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푸틴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메드베데프를 총리로 임명할 것임을 밝혔다. 두 사람이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양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장기통치에 염증을 보이고 있는 ‘반 푸틴’ 정서가 만만치 않다. 2011년 12월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부정투표’ 논란 속에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4·22(1차 투표) / 5·6 프랑스(결선 투표)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17년에 걸친 우파의 장기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과 유럽을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가 원인이다. 2011년 치러진 주요 지방선거, 상원의원 선거에서 집권 우파는 사회당에 줄줄이 패배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율이 약간 올라 25~30%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회당의 프랑수와 올랑드 후보에게는 여전히 5~10%가량의 격차로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국민의 60% 이상도 ‘정권 교체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재집권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중도우파 정치인인 도미니크 드 빌팽, 극우파 정치인 장 마리 르펜의 딸인 마릴 르펜의 대선 출마도 사르코지에게는 악재다. 이들의 지지율은 각각 1~2%, 1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사르코지의 지지층인 우파 성향의 표를 가져간다는 점에서 사르코지에게 적잖은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22일 실시되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주일 뒤인 5월 6일 1위와 2위 득표자 간 결선 투표를 치른다.

10월 중국
‘시진핑의 시대’가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은 10월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18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18기 전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갖고 있는 ‘총서기’ 직책을 물려받는다. 국가주석직은 2013년 3월쯤 이양받고 그해 가을 인민해방군 통수권을 갖는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승계한다. 이른바 ‘당·정·군’을 모두 장악하는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8기 전대가 시 부주석으로의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서막인 셈이다. 시진핑과 함께 들어서는 5세대 지도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2011년 11월부터 18기 전대 대표를 선출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6월까지 전국 40개 선거단위에서 5세대 지도부를 선출하는 대표 2270명을 뽑는다.

11·6 미국
미 대선의 판도는 안갯속이다. 야당인 공화당에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장담할 수 있는 처지도 못된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정치적 양극화 때문이다. 2011년 11월 대선을 1년 앞두고 워싱턴타임스는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지지율이 50% 미만이었던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선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당시 오바마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이었다.

다만 2011년 공화당 경선 레이스를 통해 나타난 라이벌 주자들이 강력한 지도자로서 자질을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오바마에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이달 초 성추문 의혹으로 사퇴를 선언한 허먼 케인 등이 각각 지지율 1위에 올랐지만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주춤한 상태다. 따라서 미국 대권은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1년 12월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대선 후보군 가운데 대통령 역할을 잘 수행하리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있다’고 답변한 반면 46%는 ‘없다’고 밝혔다.

<조홍민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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