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참모총장 했던 사람까지 軍 기밀 내다 파는 나라

입력 : 2011.08.04 23:04 / 수정 : 2011.08.0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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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태(81) 전(前) 공군참모총장이 2004년부터 작년 초까지 20여건의 2~3급 군사기밀을 빼내 미국 록히드마틴사에 넘긴 혐의로 3일 기소됐다. 김씨는 1982~1984년 공군참모총장을 마치고 대장으로 예편한 후 1995년 록히드마틴의 국내 대리점을 설립해 회장직을 맡아왔다.

       

      대리점업을 하면서 2005년부터 2년간 예비역 장성들 모임인 성우회 회장도 지냈다. 공군 예비역인 이 회사의 전·현직 임원 두 명도 함께 기소됐다. 김씨 등은 2009~2010년에만 록히드마틴으로부터 25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들이 넘긴 기밀에는 공군이 전투기의 정밀 타격 무기와 야간 표적 식별장비 등을 언제 얼마나 도입할 계획인지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검찰 수사에서 이들은 "해당 내용은 인터넷 등에 공개된 자료로 기밀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국민들은 우리 군의 최고 지휘관을 지낸 김씨 같은 사람들이 무기 중개업체를 차려 외국 업체를 위해 한국군의 정보들을 수집해 넘겨온 사실 앞에서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분노를 넘어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한 시기에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했었는지 치욕스러운 마음뿐이다.

      군 참모총장과 고위직을 경험한 그들이니 우리 군의 무기 구입전략이 외국 업자들에게 노출되면 무기 도입 계약 과정에서 우리 군 입장이 허약해질 것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장사를 위해 선배나 후배가 승진·보직 이동·전역(轉役)할 때마다 축하연·위로연을 열어 잔돈을 쓰고, 외국 여행이나 해외 연수 때에는 '축(祝) 장도(長途)' 봉투를 만들어 호주머니에 찔러주거나 자기네 본사(本社)에 연락해 현지 여행이나 향응 등 편의를 제공하며 큰돈을 벌기 위한 징검다리를 놓았을 것이다.

       

      우리의 우방 미국은 미 해군 정보국에서 근무하던 재미동포 로버트 김씨가 1990년대 북한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정보를 주미 한국대사관 무관에게 넘겨줬다고 간첩죄로 징역 9년의 실형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했다. 얼마 전에는 국무부 분석관 스티븐 김씨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미국 언론 폭스뉴스에 흘렸다는 혐의로 간첩죄로 기소했다.

       

       

      2005년 이후에만 50여명의 군 예비역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로 재판을 받았으나 제대로 처벌조차 받지 않았고 군사기밀 유출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법의 처벌조항 강화와 군사기밀 취급자의 전역 후 취업 제한에 대한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