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작가 라오구이, "종신집권, 독재로 이어질 것" 우려
WP, "中 정부의 언로 차단, 더 큰 정치적 억압 예고"
중국인 유학생들, SNS에 "나의 주석이 아니다" 반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문을 여는 개헌안이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되면서 중국 내외에서 격렬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저명 물리학자 허쭤슈(何祚庥)는
홍콩 빈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15년 중화민국을 장악하고
황제 자리에 올랐던 위안스카이(袁世凱)를 언급하며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으나,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며
시진핑에게 막대한 권력을 부여한 이번 헌법 개정을 비판했다.

작가 라오구이(老鬼)도 공개 성명을 내고 “마오쩌둥(毛澤東)의 종신 집권은 개인 독재로 이어졌고,
이는 중국을 암흑 시대로 몰아넣었다”며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도 이를 알기에 헌법 임기 규정을
철저히 지켰다.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낫 마이 프레지던트#NotMyPresident 내 주석 아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캠페인 포스터. [뉴시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李銳)는
홍콩 명보에 “중국인은 개인숭배의 길로 흐르기 쉬운데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다”며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런 길을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성의 간부가 시진핑을 옹호하고, 신문에는 찬양하는 글 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했다. 
 
CNN, BBC 등 외신들은 이날 중국 헌법 개정안 통과 뉴스를 속보로 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났다.
일부 언론은 이번 개정이 “중국 현대 역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정치적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중국의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중국 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철저한 검열은 지식인과 젊은 직장인들로 하여금
우회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우려를 표시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이번 조치는 더 큰 정치적 억압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시진핑의 안정적인 집권을 가능케 한 이번 개헌은 중국 사회에 논쟁을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네티즌들이 즐겨 사용하던 ‘위니 더 푸우(Winnie the Pooh)’ 이미지까지 차단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억압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네티즌들이 시 주석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사용하던 '위니 더 푸'의 SNS 게재를 금지했다. [중앙포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은
마오쩌둥 시대의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헌법을 고쳐 시진핑 주석에게
기한 없는 권력을 부여한 조치는 중국 현대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정치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또 “역사는 종신 집권을 원했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지 못했음을 증언한다”며 “정치적 경쟁자들 사이의 적대감과 반대 세력에 대한
억압으로 실패했던 마오쩌둥 시대의 비극을 되풀이 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번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온라인 게시판에 시 주석의 사진 위에 영어로
‘낫 마이 프레지던트(Not My President)’와 임기 제한 폐지 반대 문구가 적혀 있는 포스터가 올라왔다.
이 포스터는 며칠 사이에 컬럼비아대, 뉴욕대 등과 캐나다·호주·영국 등의 대학애도 등장했다.

트위터에 등장한 개헌 반대 이미지. [트위터 캡처]

트위터에서는 ‘스톱시진핑(STOPXIJINPING)’이라는
계정을 중심으로 “나의 주석이 아니다(#NotMyPresident)”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我不同意)”는
태그를 단 게시물이 퍼져나가고 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스톱시진핑’ 운영자는 7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선택되지 않은 ‘스트롱맨’이 종신 독재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바람이 아니다”라며
 “이번 연임제 폐지 시도는 중국을 제2의 문화대혁명으로 빠트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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