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면 사흘 내에...” 부사관 숫자 늘려야 하는 이유는...

    
	황종수 육군본부 전력부장/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icon_img_caption.jpg 황종수 육군본부 전력부장/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걸프전이나 아프가니스탄전을 화면으로 접하면서 한반도 전쟁의 양상도
    그와 유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벌어지게 되면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지난 4월 15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만난 황종수(55·육사 37기) 육군본부 전력부장(소장)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엄청난 살육전의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력부장은 육군의 전투력을 운영·유지하는 전력운용사업 분야의 최고 참모다.


    “155마일(250㎞) 휴전선 양쪽의 병력이 200만명이다.
    이는 남미 국가들의 병력(120만명)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큰 규모다. 국민은 뉴스나 영상를 통해
    미군의 전쟁 양상에 익숙해져 있다.

    미군의 전투 방식은 군함이나 비행기를 동원해 주요 지점을 공격하는 핀포인트(pin point) 방식이다.
    하지만 한반도에서는 그야말로 ‘천만의 말씀’이다.

    전면전이 벌어지면 200만 병력이 충돌,
    개전 사흘 안에 수백만 이상의 인구가 희생되는 아비규환이 벌어지게 된다.
    남북 양쪽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면전은 무조건 막아야 하는 당위적 이유가 여기 있다.”


    황 부장은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면서
    “20만 규모의 북한 특수전 부대가 침투해 국내 주요 시설과 도로 곳곳을 마비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이 2000만대에 달하는 우리 현실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경찰이 효율적으로

    교통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6·25 때와는 달리 피란을 갈 수도 없다.
    북한군은 한반도 전역에 산재해 있는 산악지형 곳곳에 숨어들어가
    장기 게릴라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
    전쟁 종료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황 부장은 “과거 북한이 도발한 사례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북한은 지금까지 수차 도발을 했지만 공중을 통해 도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왜 그럴까?

    붙으면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 도발은 했다. 그랬다가 깨졌다.
    그 다음엔 잠수정을 타고 들어왔다. 이는 북한이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도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갖고 있는 장점이 뭘까. 우리보다 포가 많다는 점이다.”


    황 부장에 따르면 2012년 기준, 북한 전차는 약 4200대(우리는 2400대)이다.
    전방 지역에 야포 8600문(우리는 5300문)과 방사포 4800문(우리는 200문)을 집중 배치해
    우리 수도권을 기습적으로 포격할 수 있도록 했다.

    황 부장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레이더를 충분히 갖춰놓아야 한다.
    물론 우리 공군이 레이더를 갖추고 있지만 여기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비행기를 띄워 감시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날씨라는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지상군 레이더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낮이나 밤이나 관계없이 전천후 가동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지형이며
    도시는 17%에 불과하다. 그리고 안개와 강우 등으로 인해 항공기나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하는
    데 제한을 받는 지역이 총면적의 25~34%에 달한다. 지상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상군은 102만명으로 전체 병력의 86%를 차지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 중 70%를 평양~원산 이남 지역에 배치해 상시 기습공격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이와 별개로 총 770만명 달하는 예비전력을 갖추고, 60만명의 교도대를 양성해 정규전에 준하는
    훈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상군 규모는 북한의 절반가량인 53만명에 불과하다.”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사관 이상 군 간부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숙달된 간부의 중요성은 시리아·이스라엘전쟁(1967년)에서 살필 수 있다.
    당시 무기 체계는 시리아군이 우월했다. 그런데 시리아군은 포수가 일반 사병이었던 반면,
    이스라엘군은 상사였다.
    숙련도와 정확도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앞섰고 그 결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도 부사관 전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해·공군의 간부 비율은 40%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육군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다.”


    황 부장은 “매년 2000명의 간부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방 총예산은 매년 GDP 대비 5% 수준으로 증가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2.4%에 불과하다.
    반면 병영시설이나 전투화·전투복 등 병사 개개인의 복지에 관한 요구 수준은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예산이 줄어들면 부대 개편이 지연되며 그에 따라 전투력 지수가 낮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황 부장에 따르면 해·공군과 달리 육군은 사람 자체가 병력이다.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무기의 효과가 엄청나게 달라진다. 북한군은 간부의 비율이 40% 이상이며,
    10년 이상 장기복무자가 대부분이다. 반면 우리는 병사 기준 복무기간이 21개월에 불과하다.

    이 짧은 복무기간의 초기 40%는 무기에 적응하는 데 소요된다. 기술병의 경우엔 숙달기를
    12개월까지 잡고 있다. 복무 기간의 절반가량이 여기에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황 부장은 “매년 수천 명의 학군장교가 입대하고 전역하지만 초급장교가 많은 것보다
    부사관의 수를 늘려서 오래도록 근무하는 것이 전투력을 키우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북한 병사들은 낡은 무기지만 능숙하게 다룰 줄 알고, 우리 병사들은 신형 무기지만
    상대적으로 능숙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황 부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방 총예산이 GDP 대비 3%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터키는 5~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랑 마찰을 빚고 있고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을 앞두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최소 3%는 되어야 전력 증강과 복지수준 향상을 동시에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