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주화입마(走火入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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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를 읽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용어이다.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한 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몸속의 화기(火氣)를 잘못 운용하여 발생하는 부작용을 가리킨다.
보통은 화기가 머리 위로 치솟아 생기는 병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상기증(上氣症)’이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을 보니까 주화입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동굴에서 무림의 비급을 연마하다가 생긴 주화입마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생업전선에서 뛰다 보니까 발생한 주화입마이다.

사무실에서 오후 3~4시 무렵이 되면 열이 머리로 치솟고,
뒷목이 뻣뻣해지는가 하면, 뒷골이 띵~ 해진다고 호소한다.
술 담배에다가, 명예퇴직 걱정하고, 운동 부족에다가, 고기 많이 먹고,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 들여다보고, 하루 20~30통씩 휴대전화 받으면서
귀에다 전화기 붙이고 살면 누구나 걸리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주화입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필자가 효과를 본 비방을 소개하면 이렇다.
첫째는 등산이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한 번에 최소한 3시간 이상은 걸어야지 상기가 내려간다.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는 산책이다. 매일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차를 마시는 방법이다.
질이 좋은 작설차나 발효차를 매일 30분 이상 마시면 효과 있다.

다구를 준비하고,

찻잔에 찻잎을 우려서 여러 명이 함께 마시는 차는 대표적인 슬로 푸드(slow food)에 속한다.

차를 마시면서 ‘느림의 미학’을 실감할 수 있다.

넷째는 목욕탕에 가서 머리에 찬물을 맞는 방법이다.
목욕탕의 천장에는 찬물이 쏟아져 내리는 장치가 있다.

이 밑에서 10분 정도라도 쏟아지는 물을 정수리에 맞으면 좋다.
자연 폭포에 들어가 머리에 물을 맞는 방법이 폭포관(瀑布觀)인데, 자연폭포가 없으니까
그 대신에 목욕탕에서 ‘모조 폭포관’이라도 실천하는 셈이다.

다섯째 요가의 아사나 가운데 쟁기자세Halasana)를 하루에 10분씩 한다.
누운 상태에서 두 다리를 일직선으로 들어 올려 머리 뒤로 넘기는 자세이다.
두 다리가 방바닥에 닿도록 넘겨야 한다.
수승화강(水昇火降)의 가장 확실한 처방이다.
쟁기자세는 필자가 가장 재미를 많이 본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