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物外篇 下之六

 


 

대과괘大過卦는 처음과 끝이 약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큰 덕德과 높은 지체를 가진 뒤에야 구제받을 수 있다.

일정한 지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허물이 용납되는 것이 있고 용납되지 않는 것이 있다.

 

큰 덕德과 높은 지체를 가지고 있으며 허물이 용납된 사람은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인데

그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큰 덕德은 가지고 있으나 높은 지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허물이 용납되지 않은 사람은 공구孔丘와 맹가孟軻인데 그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았다.

지체가 덕德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도다, 위位여! 재주와 능력을 기다리는 집이라.

 

복괘復卦 다음이 박괘剝卦인데 다스림은 어지러움에서 생겨남을 뚜렷하게 나타내 보인다.

구괘 다음은 쾌괘인데 어지러움은 다스림에서 생겨남을 뚜렷이 드러내 보인다.

 

아아! 박괘剝卦가 없으면 복괘復卦가 없고 쾌괘가 없으면 구괘가 없을 것이다.

막을 것을 미리 막으면 나라가 강성해지고 자손이 번성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성인은 아직 그렇게 되지 않을 때 미리 막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데

이것을 역易의 큰 대강大綱이라고 일컫는다.

 

선천先天의 학문은 심법心法이다.

그러므로 하도河圖는 모두 한복판으로부터 끝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모든 일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난다.

 

선천先天의 학문은 성誠을 위주로 한다.

지극한 정성이면 신명神明에 통하고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도道를 깨칠 수 없다.

 

선천도先天圖는 안에 동그라미가 있고 안에 또 동그라미가 있다.

즉 공허空虛하므로 융통자재한다.

 

일을 할 때 반드시 능력을 헤아려야 하는데 능력을 헤아리면 오래 갈 수 있다.

길을 갈 때 너그럽지 아니하면 안 되는데 너그러우면 거리낌이 적다.

 

역易을 아는 사람은 설명을 인용할 필요가 없는데 이것이 역易을 아는 것이다.

맹가孟軻는 일찍이 역易을 말한 적이 없으나 그의 말 속에 역도易道가 들어 있다.

다만 아는 사람이 적을 뿐이다.

 

사람이 역易을 잘 쓰는 것은 역易을 제대로 안 것이다.

마치 맹자가 선善을 말하면서 역易을 쓴 것과 같다.

 

학문은 인사人事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의 경전經典은 옛 사람의 인사人事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춘추곡량전春秋穀粱傳』외에

육순陸淳 · 담조啖助도 함께 『춘추春秋』를 정리하였다.

 

 

 

 

 

이른바 황皇 · 제帝 · 왕王 · 패覇는 삼황三皇 · 오제五帝 · 삼왕三王 · 오패五覇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무위無爲를 쓰면 황皇이고 은혜와 믿음을 쓰면 제帝이며, 공정公正을 쓰면 왕王이고

지력智力을 쓰면 패覇이다. 패覇 아래는 오랑캐이고 오랑캐 아래는 짐승이다.

 

계찰季札의 재주는 백이伯夷와 비슷하다.

숙향叔向 · 자산子産 · 안자晏子의 재주는 서로 비슷하다.

관중管仲은 지혜와 권모술수로 사물의 이치를 늦게 알았지만 무릇 재주와 능력은 남보다 뛰어났다.

 

오패五覇는 공로도 첫째이지만 허물도 첫째이다.

『춘추春秋』는 공구孔丘가 지은 형서形書이다. 공로와 허물을 감추지 아니하였는데

성인은 먼저 공로를 칭찬하고 나서 나중에 허물을 깎아 내려서 폄하했다.

그러므로 죄인에게도 공로가 있으면 또한 반드시 기록하였으니 불가불 용서함이다.

 

두 개의 관觀을 처음으로 지었다는 글에서 `처음`은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한 것이며,

옛적에 없던 건축물을 새로 지은 일을 꾸짖는 것이다.

처음으로 육우六羽를 바쳤다는 글에서 `처음`은 칭찬한 것이며,

이로서 옛적에 분에 넘치게 팔일八佾을 행한 사실을 드러내어 보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춘추春秋』를 윤사로尹師魯에게서 받았는데 윤사로尹師魯는 목백장穆伯長에게서 받았다.

어떤 사람이 나중에 목백장穆伯長을 공격하며 말하기를 『춘추春秋』에는 칭찬한 글은 없고

죄다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한 것 밖에 없다.

 

전술고田述古가 말하기를 `손복孫復이 또 이르기를 『춘추春秋』에는

깎아 내려서 나쁘게 말하는 것만 있고 칭찬한 글이 없다` 고 하였다.

말하건대 『춘추春秋』에 예법禮法이 없다면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어지러워졌을 것이고,

 

그 기간에 능력이 있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어떻게 좋아졌겠는가?

하물며 오패五覇는 참으로 천하에 공로가 있었지만 오히려 왕王에 미치지 못하였다.

오히려 오랑캐보다 나은 것이 없었는데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었겠는가?

 

『춘추春秋』를 정리할 때 명名과 실實을 가름하지 못하고

오패五覇의 공로와 허물을 결정하지 못하면 『춘추春秋』를 정리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

먼저 오패五覇의 공로와 허물을 결정하고 나서 『춘추春秋』를 정리하면 대의大意가 서게 된다.

만일 모든 일을 찾다 보면 두서가 없어지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