觀物外篇 上之九.

 

 


해와 달이 서로 일식 · 월식이 되는 것은 수數가 교류하기 때문이다.

 

해가 달을 바라보면 월식月食이고 달이 해를 가리면 일식日食인데

마치 물과 불이 서로 억제하고 제약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군자君子는 슬기로움을 쓰고 소인小人은 힘을 쓴다.

 

해는 하늘을 따라 돌고 달은 해를 따라 돌며 별은 달을 따라 나타난다.

그러므로 별은 달을 본받고 달은 해를 본받으며 해는 하늘을 본받는다.

 

하늘은 반은 밝고 반은 어두우며, 해는 반은 남고 반은 모자라며,

달은 반은 차고 반은 이지러지며, 별은 반은 움직이고 반은 가만히 있는데 음양陰陽의 뜻이다.

 

하늘은 밤낮으로 늘 보이고 해는 낮에만 보이며,

달은 밤에 보이지만 반은 볼 수 없고 별은 밤만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귀천貴賤의 등급이다.

 

달은 낮에도 볼 수 있으므로 양陽 가운데 음陰이다.

별은 밤에도 볼 수 있으므로 음陰 가운데 양陽이다. 하늘은 홀수이고 땅은 짝수이다.

 

그러므로 천문天文을 살피는 사람을 별을 볼 뿐이고

지리地理를 살피는 사람은 산과 강을 볼 뿐이다.

 

별을 살펴보면 천문天文을 알 수 있고 산과 강을 살펴보면 지체地體를 알 수 있다.

천체天體는 만물을 받아들이고 지체地體는 만물을 지고 있으므로 체體는 도道로 돌아간다.

 

남쪽의 맨 끝은 몹시 덥고 북쪽의 맨 끝은 몹시 춥다.

그러므로 남쪽은 녹아 있고 북쪽은 얼어 있기 때문에 만물이 살 수 없는 땅이다.

 

여름에는 해가 북두칠성을 따라 북쪽에 치우쳐 있고

겨울에는 해가 북두칠성을 따라 남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므로 하늘땅이 한데 어울려 뒤섞여야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이 서로 대꾸하며,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이 서로 화합한 후에 만물이 비로소 생겨난다.

 

하늘은 강剛을 덕德으로 삼기 때문에 유柔는 보이지 않는다.

땅은 유柔를 체體로 삼기 때문에 강은 생겨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진괘震卦와 손괘巽卦는 하늘에서 양陽이고 땅에서 음陰이다.

양陽이 있어서 음陰이 본받으므로 지음至陰은 신辰이고 지양至陽은 일日인데 모두 하늘에 있어서이다.

 

그러나 땅은 물과 불 뿐이다.

그러므로 땅에는 모두 질質을 가지고 있는 사물뿐이다.

음陰이 양陽을 굴복시켜야 형질形質이 생겨나고 양陽이 음陰을 굴복시켜야 성정性情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양陽은 음陰을 낳고 음陰을 양陽을 낳으며,

양陽은 음陰을 억제하고 제약하며 음陰은 양陽을 억제하고 제약한다.

양陽이 굴복시키지 못하는 것을 땅에서 볼 수 없고 음陰이 지지 못하는 것을 하늘에서 볼 수 없다.

 

양陽을 굴복시키는 것이 적은 것은 그 체體가 반드시 유柔하다.

그러므로 양陽을 두려워하지만 양陽을 쓴다.

 

양陽을 굴복시키는 것이 많은 것은 그 체體가 반드시 강剛하다.

그러므로 양陽을 물리치고 음陰을 쓴다.

그러므로 물과 불은 움직이어 양陽을 따르고 흙과 돌은 가만히 있어 음陰을 따른다.

 

 

 

 

 

양陽이 음陰을 낳으므로 물이 먼저 이루어지고

음陰이 양陽을 낳으므로 불이 나중에 이루어진다.

 

음양陰陽은 상생相生하고 체體와 성性은 상수相須한다.

그러므로 양陽이 없어지면 음陰도 없어지고 음陰이 다하면 양陽도 다하게 된다.

 

금金과 화火가 서로 지키면 흐르고 화火와 목木이 서로 얻으면 타는데 그 종류를 좇기 때문이다.

 

물이 추위를 만나면 얼고 불을 만나면 없어지게 되는데 그 이기는 바를 따르기 때문이다.

 

양陽이 음陰을 만나면 비가 되고 음陰이 양陽을 만나면 바람이 되며,

강剛이 유柔를 만나면 구름이 되고 유柔가 강剛을 만나면 천둥이 된다.

 

음陰이 없으면 비가 되지 못하고 양陽이 없으면 천둥이 되지 못한다.

비는 유柔이며 음陰에 속한다.

 

음陰은 홀로 설 수 없기 때문에 양陽을 기다린 뒤에야 일어서게 된다.

천둥은 강剛이고 체體에 속한다.

 

체體는 홀로 쓰이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양陽을 기다린 뒤에야 드러나게 된다.

 

뜻이 있으면 반드시 말이 있고 말이 있으면

반드시 형상이 있으며 형상이 있으면 반드시 수數가 있다.

 

수數가 만들어 정해지면 형상이 생겨나고

형상이 생겨나면 말이 뚜렷하여지고 말이 뚜렷해지면 뜻이 드러나게 된다.

 

형상과 수數는 통발과 올무이고 말과 뜻은 물고기와 토끼이다.

물고기와 토끼를 잡으려면 반드시 통발과 올무를 가지고 해야 한다.

통발과 올무를 버리고 물고기와 토끼를 잡은 것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

 

하늘이 변하면 사람이 본받는다.

그러므로 원元 · 형亨 · 이利 · 정貞 은 역易의 변變이다.

사람이 행하면 하늘이 응한다.

 

그러므로 길吉 · 흉凶 · 회悔 · 린吝 은 역易의 응應이다.

원元과 형亨을 변變으로 삼고 이利와 정貞을 응應으로 삼으며,

길吉과 흉凶을 응應으로 삼고 회悔와 린吝을 변變으로 삼는다.

 

원元하면 길吉하고 길吉하면 이利가 응應한다.

형亨하면 흉凶하고 흉凶하면 정貞으로 응應한다.

회悔하면 길吉하고 린吝하면 흉凶하다.

 

이 때문에 변變 가운데에 응應이 있고 응應 가운데에 변變이 있다.

변變 가운데의 응應은 천도天道이다.

 

그러므로 원元이 변하게 되면 형亨이 응應하고

이利가 변하게 되면 정貞으로 응應하게 된다.

 

응應 가운데의 변變은 인사人事이다.

그러므로 변하면 흉凶이고 응應하면 길吉이며,

변變하면 인吝이고 응應하면 회悔이다.

회悔는 길吉의 먼저이고 인吝은 흉凶의 뿌리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하늘을 따르지 사람을 좇지 않는다.

 

원元의 봄이고 인仁이다.

봄은 철의 첫머리이고 인仁은 덕德의 으뜸이다.

때는 아직 왕성하지 않으나 덕德은 넉넉하여 사람을 기른다.

그러므로 덕德을 말하면서 때를 말하지 않는다.

 

형亨은 여름이고 예禮이다.

여름은 철의 한창이고 예禮는 덕德의 아름다움이다.

한창은 반드시 쇠약해지는데 아름다움은 구원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때를 말하면서 덕德을 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큰 것을 건원乾元이라 하고 상구上九에 회悔가 있다.

 

이利는 가을이고 의義이다.

가을은 철의 이루어짐이고 의義는 덕德의 한창이다.

만물이 바야흐로 이루어지면 이를 거두어야 하는데 의義는 이利와 통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때를 말하면서 덕德을 말하지 않는다.

 

정貞은 겨울이고 지智이다.

겨울은 철의 끝머리이고 지智는 덕德의 쇠함이다.

올바르면 길吉하고 올바르지 아니하면 흉凶하다.

그러므로 덕德을 말하면서 때를 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利와 정貞을 성정性情이라고 한다.

 

 

 

 

 

크도다, 문왕文王이 역易을 지음이여!

그 천지의 용用을 얻었음이라!

 

그러므로 건괘乾卦와 곤괘坤卦가 한데 어울려 뒤섞이어 태괘泰卦가 되고

감괘坎卦와 이괘離卦가 한데 어울려 뒤섞이어 기제괘旣濟卦가 되었다.

 

건괘乾卦는 자방子方에서 생겨나고

곤괘坤卦는 오방午方에서 생겨나며,

감괘坎卦는 인방寅方에서 마치고

 이괘離卦는 신방申方에서 끝나는데 하늘의 때에 응應한 것이다.

 

건괘乾卦가 서북쪽에 놓여 있고

곤괘坤卦가 서남쪽에 물러나 있어

장남長男이 명령을 받들어 사업을 행하고

장녀長女가 어머니를 대신하며,

감괘坎卦와 이괘離卦가 제자리를 찾고

태괘兌卦와 간괘艮卦가 짝을 이루는데

땅의 방方에 응應한 것이다. 임금의 법이 여기에서 다하는 것이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는 하늘땅의 근본이고

이괘離卦와 감괘坎卦는 하늘땅의 쓰임이다.

 

이 때문에 역易은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시작하고

이괘離卦와 감괘坎卦에서 가득차게 되며 기제괘旣濟卦와 미제괘未濟卦에서 끝맺게 된다.

 

그리고 태괘泰卦와 비괘否卦는 상경上經의 한복판이고

함괘咸卦와 항괘恒卦는 하경下經의 맨 처음인데 모두 그 쓰임을 말한 것이다.

 

곤괘坤卦는 서남쪽에서 세 딸을 거느리고 건괘乾卦는 동북쪽에서 세 아들을 거느린다.

상경上經은 3 에서 시작하고

하경下經은 4 에서 마치는데 모두 교태交泰의 뜻이다.

그러므로 역易은 용用인데 건乾은 9 를 쓰고 곤坤은 6 을 스며 대연大衍은 49 를 쓴다.

그러나 잠룡潛龍은 쓰지 않는다.

 

크도다, 용用이여! 나는 여기에서 성인의 마음을 보았도다.

 

도道는 하늘을 낳고 하늘은 땅을 낳는다.

공功을 이루면 자신은 물러나므로 아들이 아버지를 이어받는다.

이 때문에 건괘乾卦는 한 자리 물러나 있는 것이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가 한데 어울려 뒤섞이면 태괘泰卦가 되고 변하면 잡괘雜卦가 된다.

 

건乾 · 곤坤 · 감坎 · 리離는 상편上篇의 쓰임새이고

태兌 · 간艮 · 손巽 · 진震은 하편下篇의 쓰임새이다.

이괘?卦 · 중부괘中孚卦 · 대과괘大過卦 · 소과괘小過卦는 이편二篇의 정正이다.

 

역易은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을 말하는 것이다.

진괘震卦와 태괘兌卦가 처음으로 교류한다.

 

그러므로 아침과 저녁의 위치에 해당되고 이괘離卦와 감괘坎卦는 교류함의 막바지이다.

그러므로 자子와 오午의 위치에 해당한다.

 

손괘巽卦와 간괘艮卦는 비록 교류하지 아니하나

음양陰陽이 뒤섞여 있는 것과 같기 때문에 쓰임새 가운데의 편위偏位에 해당한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는 순양純陽과 순음純陰이기 때문에 불용不用의 위位에 해당한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는 세로로는 여섯 아들이 되고 가로로는 역易의 근본이 된다.

진괘震卦와 태괘兌卦는 가로로는 여섯 괘卦가 되고 세로로는 역易의 쓰임새가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