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속에 다 신이 있느니라

 

섣달 그믐 경에 호연이
선생님, 오늘 저녁은 마당밟이하게 재인(才人) 좀 부르세요!” 하니
“무엇 하려고 불러?” 하시거늘

심심하니 굿하고 노는 것 좀 보게요.


다른 사람들은 무얼 하러 가는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데,
나는 동무가 있어야 놀지.

 

그러니 굿이나 좀 보게 백정놈 좀 불러야겠어요.” 하니라.

상제님께서 “백정놈을 불러? 무당을 부르지!” 하시니


호연이 “응, 무당. 무당 불러요! 선생님 때문에 무서워서 못 오니
좀 오라고 해요.” 하고 조르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오라고 해서 되겠냐?
저기 가서 부지깽이 하나 가져와라.” 하시어
땅바닥에 열십자를 그으시고 그 가운데 동그라미를 그리시니
곧 무당이 오는지라

 

호연이 신기해하며 “여기서 그었는데 어떻게 무당이 알고 온대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아, 내가 하니 내 신바람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지.” 하시거늘

 

호연이 다시 “내 눈에는 뵈지도 않네.” 하매
너도 있고 다른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몸속에 신이 있단다.
사람마다 그것이 없으면 죽는 것이여.”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자꾸 몸을 두드려 보며 “없네, 어디가 있어?” 하니

말씀하시기를 “너 도둑질하면 어깨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가
나에게 다 이른다.” 하시거늘

 

호연이 제 어깨를 툭툭 치며 “여기에가 신이 있어?
에이, 이놈의 것! 신이 어디에 있어?” 하니 “흥, 너는 몰라도 다 있어.” 하시니라.

 

호연이 이 말씀을 들은 이후로
방에 돈이 통으로 수북하게 있어도 한 닢도 손을 대지 못하니라.

 

장구와 북을 치며 흥겹게 노심

이 때 무당이 광문을 열어 쌀 한 가마니를 내어다가
토방에 쏟아 놓고 깃대를 찌른 후에 바라를 두 손에 들고 춤을 추는데

 

먼저 부엌에 가서 ‘조왕굿’을 하고, 다음에는 광으로 가서
광대감’을 부르며 굿을 하고, 마지막에는 마당에서 밤새도록 굿을 하니라.

 

상제님께서 이를 지켜보시다가 “제법이구나!
무당도 저런 재주는 있어야 부려 먹지. 아이구야, 자빠질라.
내가 받아 줄거나!” 하시며 무당과 함께 즐겁게 노시거늘

 

잠자는 아이들을 깨워 손바닥에 올려놓고 마치 공기 다루듯 하시고,
쌀 한 가마니를 한 손으로 들어 제치기도 하시고 또 장구와 북을 빼앗아 치시며

 

외다리로 디디고 서서 좌우로 몸을 흔들며 흥을 내시고,
발로도 장구를 자근자근하게 잘 치시니라.
 
굿을 마치고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한 달 먹을 놈을 없애버리니 시원하냐?” 하시거늘

 

호연이 “아이구! 같이 실컷 놀아 놓고 나보고 그려.”
하며 볼멘소리를 하니라.

(증산도 道典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