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의 기본개념, 水



만물의 수장작용(收藏作用)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土氣와 金氣의 도움을 받아 가지고 水에 이르러서 비로소 통일과업을 완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金氣는 표면을 수렴하는 일을 하였지만

천도는 水氣의 작용을 거친 후에라야 그 내부의 깊은 곳까지 응고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함으로써 陽은 완전히 수장되어서 만물의 생명을 창조하는 것인데 이것은 인간에 있어서는

정(精)이라 하고 식물계에 있어서는 핵(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음도(陰道)의 수장은

이와 같은 정(精)이나 핵(核)이 소재하는 位의 외곽까지만 응고시키고

그 정과 핵의 당위(當位)는 연성(軟性)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가 바로 핵과 정신의 부고(府庫)이며 생명과 형체의 본원이며 통일과 분열의 기반인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水’라는 것이니

탈레스가 말한 바의 ‘물’도 바로 이러한 경지의 ‘물’ 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水氣는 삼라만상을 창조함에 있어서

형체와 정신을 만드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지니고 있으므로

형체가 화려할 때는 정신이 공허하게 되고 정신이 청명(淸明)할 때는 형체가 위축하여지면서

분열과 통일의 작용을 반복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물’ 이 운동하는 변모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즉 우주의 변화를 五行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물’ 이 변화하는 바의 단계적인 소변화(小變化)를 의미하는 것이고 사실상으로 변화하는 본체는 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상수학의 연구목표는 실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수천 년의 철학사가 필봉을 휘두르던 곳도 이곳이요,

현묘유심(玄妙幽深)하여서 찾아내지 못하던 곳도 바로 여기인 것이다.

 그러나 동서의 고대 성철들은 한언이유골(旱言而有骨)이었던 것을!


그렇다면 이와 같이 현묘한 ‘水’ 는 어떻게 자기를 발전시켜서

청초한 봄과 화려한 여름올 꾸며내며 장엄한 가을과 엄숙한 겨울을 만들어내었던가?

그것은 물이 자기가 지닌 바의 응고성과 자율성과 중화성(中和性)으로써 만물을 생성하는

기본존재이므로 우주의 본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은 그의 응고작용으로써 통일하여서

정과 핵을 창조하고 자율작용으로써 변화를 일으키고 중화작용으로써 대립과 투쟁을 조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물’ 자체가 이러한 작용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아니고

‘물’ 이 지니고 있는 그러한 특징(본질)으로 하여금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천지운동의 기본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지구의 운동원리,

즉 지구가 공전 · 자전함으로써 거기서 日月이 精氣를 던져 주는 바로 그 작용 때문에

물이 자기의 기본 존재적 특징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조건 밑에서 움직이는 바를 한 개의 象으로 단일화한 것이

태극도(太極圖)요,또는 갈라서 설명한 것이 오행설과 팔괘(八卦)의 象인 것이다(이것은 아래에서 詳述).


각설하고 위에서는 ‘물’ 의 운동 실체와 요인에 대해서 말했다.

그러면 다음은 ‘물’ 의 작용에 대해서 언급하겠다. 때로는 경험이 진리만큼 진실한 경우가 있다.

 

나는 수년 전 어떤 원예가에게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바가 있다.

백합꽃을 크리스마스 때에 내어서 한몫 보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는 6, 7월에 백합의 뿌리를

영상 4~5℃의 냉실에 넣었다가 그것을 온상에 재배하면 그 때에 가서 꽃이 만발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우연한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이것은 바로 ‘水’ 의 응고작용을 이용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호라! 위대한 진리가 어찌 백합 한 송이에만 적용되리요.

천지만물이 모두 그 품에서 생하였다가 또다시 그 품안으로 돌아가고야 마는 것을!

 

총알은 다질수록 멀리 나가게 마련이며

한 알[粒]의 씨앗은 水氣의 응고작용을 얻은 후에야 비로소 강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무나 배추 같은 것의 종자는 묵으면 장다리(무우 배추 따위의 물줄기)가 나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묵었다는 말은 水氣의 응고작용을 너무 많이 받았다는 말이다.

가령 일년을 더 묵었다는 말은 겨울을 한 번 더 지냈다는 말이 되므로 그만큼 응고작용이 가중되는 것이다.

 

그런즉 그것은 싹[芽]이 나오는 힘(木氣가 발하는 힘)이

 많다는 말인즉 우리는 여기에서 ‘水’ 의 응고작용이란 것은 곧 生의 원동력이란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즉 이것은 곧 水의 활동이 바로 변화작용을 일으키는

만물의 활동 원인즉 만물의 활동이란 것은 곧 水의 활동이란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것을 인생 일대에서 보면 노년기인데

이때는 인간의 욕심은 노욕(老欲)으로 변하는 것이다.

土의 때에 의욕(意愁)으로 변한다고 한 것은 土는 중화지기(中和之氣)이므로

욕심의 편향이란 있을 수가없는 것이다.


진실로 土의 욕심이란 공욕(公慾)이므로

이것은 인간적인 욕심(私慾)으로 볼 때는 무욕(無慾)이다.

그런즉 인간의 의지미정(意志未定)을 ‘意’ 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土의 상(象)에서 연유된 것이다.


그러나 水의 때에 노욕이라고 하는 것은 결행하는 욕심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노욕이란 것은 하려고 하는 일은 꼭 하고야 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하려고 하는 일이라도 할 수 없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에 사욕(私愁)이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도는 공욕 뿐이기 때문에 하려고 하는 일은 인과율대로 하게 된다.

그런데 더욱이 水는 우주운행의 기본이므로 五行 가운데서도 水의 욕(慾)이 행해지지 않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하는 실상을 따져서

물[水]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실로 '水의 지변(志變)'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즉 인간의 노년기라는 것은

진실로 우주의 본원(本源)을 창조하는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것을 사시(四時)에 배속하면 겨울이요 방위로는 北方이다.

水氣인 겨울이나 북방은 상잔지기(相殘之氣)가 있으므로 이것이 죄악의 본원도 되지만

천도로서 볼 때는 이것들은 모두 필요악인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모든 形은 이와 같은 水氣의 음(陰)을 빌어서

이루어지는 것인즉 어찌 유형의 만물이나 인간이 소홀히 할 것이겠는가.

 

이것이 변화의 제 5단계다.

오행의 일반적인 개념은 이것으로서 끝마치거니와

이밖에 또 五行이 삼오이변(三五以變)하는 삼오분기(三五分紀)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